오늘은 임신 39주차 4일째 되는 날이다.
D-3 로 성큼 다가온 열매의 분만예정일.
그리고 오늘은 산부인과 검진을 받는 날이기도 했다.
점심 12시에 예약이 잡혀 있어서 10분 일찍 도착해서, 여느 때와 같이 소변검사랑 혈압/몸무게를 측정했다.
지난 주에는 초음파검사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2주만에 초음파 검사를 했다.
그 결과,!!!
열매의 머리는 여전히(?) 크고(그래도 주수에 맞게 컸다ㅎㅎ) 무엇보다 몸무게가 3.6 키로였다.
뜨엏!!!
3.6키로라니...!
의사선생님도 많이 놀라셨다. 2주만에 600그램이 늘어났다고 하시며...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모두를 당황하게 했던 건, 열매의 심박수가 급격히 떨어졌다는 거다.
초음파를 볼 때, 내 배도 딱딱하게 굳어져 있는 상태여서 의사선생님이 배를 누르며 초음파 검사를 하실 때 배가 아팠다.
(초음파 검사를 하고 있는 그 부분이..ㅠㅠ)
의사쌤은 아무래도 태동검사를 한번 더 해봐야할 것 같다고 하셨다.
열매의 심박수가 떨어지는 현상이 왜 생긴 건지를 확인해보기 위해서!
혹시라도 자궁수축으로 인해 열매가 스트레스를 받고 있어서 심박수가 떨어지는 거라면
지금 유도분만에 들어가야 할 수도 있다고 판단하셨나보다.
태동검사를 30분 꽉 채우고도 몇 분 더 했던 것 같다.
지난 번 태동검사보다 오래 지켜보았다.
처음부터 나는 태동검사할 때 복식호흡 중이었는데, 간호사쌤은 중간중간 들어오셔서 복식호흡을 하라고 하셨다.
굳이 내가 이미 하고 있다고 말씀드리진 않았다..ㅎㅎ
태동검사를 할 때 입원실에 틀어져 있던 bgm은 참 평화롭고 좋긴 한데, 호흡을 느려지게 하는 단점이 있었다.
무튼 그 박자와 상관없이 나는 복식호흡에 충실히 임했다. 열매도 계속 잘 움직여주었다.
태동검사를 마치고 다시 원장실에 들어갔다.
검사 결과 다행히 심박수가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하셨다. 태동검사하는 도중 자궁수축이 한 번 생겼었는데,
그때 열매의 심박수도 멀쩡했다고 하셨다. 휴우.. 다행히 오늘 분만을 하진 않아도 되었다.
사실 우리는 정기검진 차원으로 왔는데 갑자기 분만을 하게 될 상황이 될 뻔 하니 좀 놀랐었다가
태동검사 결과를 듣고 진정이 되었다.
그러나
1 열매가 3.6 키로로 이미 너무 컸다는 점
2 열매의 심박수가 한번 떨어졌던 것이 찜찜하다는 점
이 두가지의 이유로 원장쌤은 유도분만날짜를 다음주 월요일에 잡자고 권유하셨다.
다음주 월요일은 분만예정일, 당일이다.
유도분만을 하려면 6시까지 내원해야 한다길래 저녁 6시인줄 알았는데, 아침이었다.
얼떨결에 유도분만 날짜를 잡고 싸인도 하고 뭣도 하고 하다보니 점심시간이 훌쩍 지났다. 1시 30분...
우리를 챙겨주시느라 원장쌤도 점심시간이 늦어지셨다.
병원 근처에서 점심을 먹었다.
남편은 등심돈까스, 나는 냉모밀을 시켰다. 너무 배가 고픈 상황이기도 했지만, 막상 유도분만 날짜를 잡고 보니
성급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우리 부부는 고심에 빠졌다. 점심을 먹으면서 주변에 조언을 구하기도 하고,
기도도 하면서 생각을 정리해보았다.
아무리 그래도 분만예정일에 유도분만 날짜를 잡기에는 아쉬움이 컸다. 자연진통으로 자연분만을 하는 게 우리가 바라는 자연스러운 출산이기 때문이다. 자연주의 출산까지 생각했던 우리이기에 자연분만 만큼은 정말 자연스럽게 진통이 찾아와주기를 바라고 있었다.
고민을 하면서 먹어서 그런지 1인 1메뉴론 뭔가 부족하다고 느꼈다. 그래서 다 먹고 난 후, 메뉴를 하나 더 시켰다.
ㅋㅋㅋㅋㅋㅋ
둘이서 메뉴 3개를 시키기는 오늘이 처음인 듯!!!
근데 김치알밥이 너무너무 맛있었다.
든든히 챙겨먹고, 다시 병원으로 갔다. 다시 접수를 하고 다시 원장쌤을 만났다:-)
사실 조금 민망도 하고 죄송스럽기도 했지만... 기도하는 마음으로 들어갔다.
원장선생님도 우리를 위해서 가장 최선을 다해주고 계신 걸 텐데, 그 결정을 번복하려고 들어갔다는 거 자체가 조심스럽기도 했다.
그래도 원장쌤은 이해해주셨고, 유도분만은 예정일보다 4일 뒤인 다음주 금요일로 잡기로 했다.
그 전에 진통이 오면 좋으니 주말에 열심히 운동을 하라고 권면해주셨다. ㅎㅎ
이야기가 잘 되고 유도분만 날짜도 미룰 수 있어서 다행이었고, 감사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열매에게 이렇게 얘기했다.
"열매야, 이제 나와도 돼! 걱정하지 말고 나오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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