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끝자락, 우리도 드디어 만삭여행을 다녀왔다.
사실 만삭은 아니지만 그래도 비행기를 타고 여행을 다녀오기엔 27주가 그나마 움직이기 괜찮은 시기다.
셀프 만삭 사진의 부푼 꿈을 안고 열매얼굴 입체초음파 사진과 부케도 들고 갔다.
올림픽공원에서 셀프웨딩촬영했을 때 사용했던 조화 부케를 집에 인테리어로 두고 있었는데
이렇게 활용할 일이 생겼다는 게 새삼 뿌듯!

목요일 오전 각자의 일정을 마치고 오후에 비행기에 오르는 중...
우와~~ 날씨도 좋고 해서 우리 둘다 설레는 마음으로 비행길에 올랐다.
생각해보면 2년 전, 신혼여행 이후로 처음 타보는 비행기!

이호태우해변
저녁쯤에 도착한 제주도, 가장 먼저 차를 렌트했다.
미리 예약해둔 남편 칭찬해요 ㅎㅎㅎ 남편의 가이드에 따라 나는 그저 작은 가방하나들고 걸었다.
이호태우해변에서 노을이 질 때 사진도 찍고 걷기도 하고 물도 마셨다. (제주도에서는 역시 삼다수를 마시자 ㅋㅋㅋ)
제주동문시장
늦은 저녁 숙소에 짐을 풀고 걸어서 동문시장으로 갔다. 제주도는 저녁 8시만 넘어도 대부분의 가게들이 문을 닫나보다.
캄캄하고 어두운 길을 지나 시장으로 들어섰다. 시장 안에 상점들 역시 문을 닫는 중이어서 분위기가 스산했는데...
조금 더 들어가자 그게 웬 말이냐 싶을 정도로 서울 명동의 거리 풍경이 펼쳐졌다.
제주도에 온 관광객들은 다 여기 모였나보다. 한 가게에서 뭐 하나 살려해도 기본 20-30명이 줄을 서 있는 진귀한 풍경!
그 속에서 우리는 몇 몇 가게들과 타협하며 겨우겨우 저녁거리를 마련했다.
시장 내에서는 음식물섭취(취사?)가 금지라서 포장하여 숙소로 돌아왔다. 테이블에 힘들게 사온 음식들을 놓고 보니 단촐하지만 저거로 아침까지 해결할 만큼 양이 많았다.
마지막에 돌아가는 길에 붙잡혀서 긴가민가 샀던 흙돼지족발이 큰 역할을 했다. 전복김밥도 괜찮았고, 마농랍스타는...
차마 말을 하고 싶지 않다. 가격대비 양이 적어서 아쉬움 한 가득... 그래도 불쇼도 보고 좋았다ㅎㅎㅎ
사려니숲길
둘째날,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남편의 최애 스팟! 사려니숲길이다:)
역시 가장 가보고 싶었던 곳인 만큼 찾아가는 게 쉽지 않았다.
네비로 주차장을 찍고 갔더니 50분을 걸어야 사려니숲길 입구가 나오는 곳이었다. 처음에 걸어볼 생각으로 3분 걸어들어가다가 벌레도 너무 많고 왕복 2시간이라 다시 돌아왔다. 검색해보니 사려니 숲길 입구에 차를 댈 곳이 있다고 하여 사려니 숲길에 재도전ㅎㅎ
입구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사진을 찍을 수 있으려나 했는데, 차에서 내려 바로 보이는 뒷길에 사려니숲이 떡하니 우리 눈앞에 펼쳐졌다. 아무도 없었다. 이게 웬 떡이냐 싶어서 당장 사진을 찍었다. 시간은 안재봤지만 거의 1시간 가까지 사진을 찍지 않았을까 싶다. 서있기만 했는데도 다리가 아팠다ㅠㅠ ㅋㅋㅋ
그래도 예쁜 사진이 나와서 만족!

사려니국수
사려니숲길에서 열심히 사진에 찍혔더니 너무나 배고파졌다. 그래서 미리 알아본 사려니국수 집으로 ㄱㄱ!!!
제주도 하면 떠오르는 고기국수, 그리고 안시키면 서운했을 비빔국수도 시켰다. 가격도 착하고 가게도 깔끔하고 고기도 두툼하고 맛도 있었다. 너무 맛있게 먹었다.
사실 사려니숲길에서 사진을 거의 다 찍었을 즈음 비가 내리기 시작했었다. 바람도 세차게 불어서 날씨가 우중충한데 따끈한 고기국수 국물과 함께 상큼한 비빔국수가 완벽한 조화였다. 메뉴선택 성공적!

보롬왓
제주도 여행을 기획하며 알아봐둔 농장 겸 카페, 보롬왓!
우리 부부가 꼽은 또 오고 싶은 스팟이다> < 비가 오는 중이라 아쉬운 마음으로 커피와 베이커리를 주문해서 창밖만 보고 있었다. 그런데 하늘이 점점 파래지는 게 아닌가. 사람들도 점점 우산을 접고 파란 하늘 아래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우리도 군데군데 아름다운 곳들을 찾아다니며 사진을 열심히 찍었다.
정말 사진찍을 곳들이 많다. 정말 정말.... 왕추천!
함덕해수욕장
둘째날 하루에 이 많은 곳을 다갔다니.. 싶지만 함덕해수욕장에도 갔다. 바람이 많이 불었다. 머리도 엄청 날리고 한데 그 와중에 아직 차가운 바닷물에도 발을 담그고 사진도 찍었다. 그래도 바다에 발을 담그는 낭만은 너무 행복했다.
옆에서는 외쿡 남자청년이 수영을 하려고 물속에 들어가고, 난리났다.
이 푸른 제주 바다를 보면 바다에 빠지고 싶은 마음을 주체할 수 없었나보다. 자유로운 영혼같아보였다:)
열매에게도 바다소리를 들려줄 수 있어서 참 좋았다.
돌하르방
내가 제주도 간다고 했을 때 가장 찍고 싶었던 사진, 바로 돌하르방 옆에서 똑같은 포즈를 하고 찍는 거였다.
너무너무 해보고 싶어서 제주도 도착한다음부터 노래를 불렀는데, 생각보다 온전한 모습의 돌하르방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돌하르방이 너무 크거나 팔이 없거나 누워있거나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다양한 모습으로 변신한 돌하르방 아저씨..ㅎㅎㅎㅎ
드디어 찾았지만 바람이 너무 많이 불어 웃기게 찍혔다ㅋㅋㅋ

꿈만 같았던 제주도에서의 시간.
사실 우리둘만의 시간은 하루정도에 불과했지만 그 시간이 너무 좋아서 '이게 신혼여행이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우리의 신혼여행도 무척 좋았지만, 일반적이지 않은 신혼여행이었기에..
이번 제주도 만삭여행이 우리에겐 신혼여행인 것 같았다.
그 외에도 많은 만남들이 있었고 너무 신기한 스토리들이 많았다.
내 머릿속에 잘 저장해두어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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