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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웨딩이야기

첫 만남, 고백 그리고 약속

by thisissim 2020. 4.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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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한 지 7개월 차에, 다시 우리의 첫 만남과 교제의 시작을 적어보려고 하니 약간은 소름(?)이다 ㅋㅋㅋ

그래도 언젠가는 우리의 결혼까지의 이야기들을 정리해보리라 생각은 많이 했었다.

인스타에 올릴까도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 글을 좀 더 많이 쓰고 싶어서 티스토리에 적으려고 한다.

 

 

 

첫 만남

 

우리의 첫 만남은 2016년 초 곡강 교회 엠티에서였다. 나는 한동대를 입학한 3월부터 곡강 교회를 다녔는데, 2015년은 휴학 중이라 해외에 있었다. 그리고 2016년 복학을 앞두고 개강하기 전 주말에 교회에서 엠티를 할 때 오빠를 처음 만나게 된 것이다. 엠티 당시에, 딱히 말 한번 해보지 않았던 것 같다. 오빠는 그 해의 청년부 회장이었고, 나는 오랜만에 교회에 가서 낯선 성도였다.

 

 

 

친근한 시간들

 

2016년도 같이 교회를 다니면서 친해졌나 라기보다는..

교회에서도 보고 동아리에서도 보고, 학부 스터디실에서도 보고, 수업에서도 보고 의도치 않게 볼 일이 많았다. 겹치는 분야가 많았던 것이다. 특히 학부 집중 스터디실에 들어갈 짬이 안 되는 나를 도와준 사람이 오빠였다. 그래서 더 이야기 나눌 기회가 많았고, 서로에 대해서 많이 알게 되었다. 휴학 중 단기선교를 다녀온 직후, 나는 많은 생각들을 안고 있었는데, 오빠는 거기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심도 깊은 질문들을 많이 했었다.

(실제로 오빠는 졸업 이후에 단기선교를 떠났다.)

많은 것을 공유했던 그 당시 나는 오빠를 친오빠처럼 친근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 

 

 

 

고백하기까지

 

돌고 돌았다. 오빠가 고백하려고 한 그 날은 하나님의 타이밍이 아니었다. 오빠는 이 때를 회상하며 '하나님의 시간표와 나의 시간표는 다르다' 고 간증(?)하곤 한다. 오빠도 나도 그 날을 기억한다. 오빠가 순결서약식을 했던 날 저녁이었다. 그러나 고백하기로 오빠가 정한 그 날로부터 약 2년 후에 고백을 하게 되었으니 짧지 않은 시간이 걸렸던 것이다. 그런데 오히려 그 시간이 있었기에 오빠는 나에 대한 배우자의 확신을 할 수 있었고, 나 또한 그 과정을 이후에 듣게 되면서 '정말 하나님이 인도하셨구나' 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D-day

 

그 날이 왔다. 그 날은 내 생일 전날이었다. 오빠는 내 생일날에 만나고 싶어 했던 것 같지만, 나는 혹시라도 듣게 될지 모르는 그 말을 듣기도 전에 거절할 생각으로 생일 날 만큼은 피해서 약속을 잡았다. 내가 느끼기에, 그 날 오빠는 2년 동안 갈고닦은 혼을 담았던 것 같다. 모든 것이 완벽했다. 내 마음만 빼면...

그 날 찍은 사진을 보면 내 얼굴은 창백했다. 살짝 두렵기까지 했다. 오빠는 그런 내 마음은 모르는 듯 마냥 해맑았다. 남산타워에 레스토랑까지 예약한 오빠는 한 손에는 케잌을 한 손에는 꽃다발을 들고 있었다. 그렇게 왠지 거창한 그 준비와는 다르게 그 날 저녁 식사를 하면서 나누었던 이야기들은 소박했다. 하나님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 하나님이 졸업 이후에 어떤 삶을 인도하시고, 어떤 묵상을 하고 지냈는지 등을.

그리고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이 아니라, 야경도 비껴간 벤치에서, 혹시라도 듣게 될 지 모른다고 생각한 그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소박한 이야기를 나누었던 레스토랑 야경

 

 

 

약속

 

그 날에 나는 오빠가 듣고 싶었던 대답을 하진 않았다. 그리고 다음 날, 내 생일에 나는 내 스케줄을 마치고 정읍으로 내려가는 오빠를 광화문 광장에 불러내서 '약속 두 가지를 잘 듣고 지킬 수 있겠다고 생각하면 만나겠다' 고 했다.

 

1 서로가 서로를 사랑하는 것보다 하나님이 서로를 더 사랑하신다는 것을 잊지 않기

 

2 하나님의 때를 신뢰하며 기다리기

 

그렇게 우리의 만남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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